📘Geultto 10th Start
나야, 글또
한창 흑백요리사가 유행하는 요즘. 많은 밈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 “나야, 들기름”을 조금 응용하여, 글또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표현해보면 “나야, 글또”로 표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또는 대학원 석사 2학기 무렵 글을 쓰며 성장하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7기에 시작하여 지금 10기까지 참여하고 있는데, 어느덧 졸업
과 취업
이라는 2개의 산을 넘는 동안 참여 해온 커뮤니티라는 사실이, 은은한 들기름 향처럼 제 생활에 성장의 고소함을 주었다는 것이, 이렇게 표현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대학원생 신분일 동안에는 어디에 표현되지도 않고 드러나지도 않을 방구석 연구자인 것처럼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글또에서 글을 쓰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함을 느꼈던 취준 시기에는 글또에서 만난 분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감을 받으며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직 1년도 안된 사회 초년생으로, 글또에서 이렇게 많은 선배/동료 개발자들을 보고 배울 수 있기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사실 매번 글또를 마치는 시기마다 “다음 기수엔 신청이 어렵겠다. 이제 혼자서 글을 꾸준히 써보자.”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다음에 신청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또 다시 새로운 기수가 시작되는 시기가 오고 신청을 받는 기간이 돌아오면 다시 신청서를 작성하고 “글또 없이는 블로그 글이 전혀 안써지네.”라고 생각하며 시작하게 됩니다. “나야, 글또”라고 말하며 다시 다가오는 글또 활동 시기에 감사하고, 또 한번 저에게 글 쓰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커뮤니티의 힘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이 안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스스로도 아이러니 한 것은, 사실 꾸준히 글을 쓰며 성장하고 싶은 마음
이 충분히 있음에도 동시에 글을 쓰면서 느끼는 저항감과 피로감
이 있기에 글또 활동이 마냥 편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글 제출까지 하고 나면 다음 기수 글또를 기약하기 어렵겠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글을 안 쓰던 안일한 마음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글또가 10기로 마지막으로 운영되는 기수입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의 힘을 빌려 글을 쓰며 성장하는 기회이기도 하기에, 본질로 돌아가 10기에서의 목표로 단 하나만 지켜보려고 합니다.
매주 글쓰기
2주 간격 제출이 원칙적인 정기 제출 주기이지만 건너뛰게 되는 한 주에도 스스로 글 쓰는 마감일을 지정해서 작성하는 목표를 잡았습니다. 7기 때부터 스스로 글 쓰는 습관을 만들고 싶었는데 매번 정기 제출 마감일에 급급하며 썼었기에 제대로 습관을 기르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이번에는 가장 단순하고도 본질적인 목표 하나만 잡았습니다. 마지막 글또에서 가장 단단한 습관을 만들어 놔야 이후에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이전에는 학생/연구자 신분이었기에 ai 연구 코어 채널에서 활동을 했었지만, 이번에는 첫 직장에서 AI/Robotics 엔지니어로써 일을 시작하게 되어 ml-ai-엔지니어
코어 채널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분위기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많이 기대가 됩니다.
실험을 받아들이는 자세
마지막으로 다시 흑백요리사 이야기로 돌아가서, 경연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분은 에드워드 리 셰프님이었습니다. 다 쟁쟁한 요리사들이 나왔고 존경스러운 점들이 많았지만 , 에드워드 리 셰프의 경력과 연륜에서 유지하기 힘든 도전에 대한 갈망과 그런 지향점을 유지하게 해주는 삶의 태도에서 “나도 저렇게 살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2024년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조차 헷갈리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나도 나를 모르겠는 혼란스러운 순간들 가운데 처음 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흔들림의 진폭이 더 커져 괴로웠었고 “내 선택이 맞는 걸까”라는 고민에 정체되어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고 있다
고 생각이 들 때가 가장 괴롭고 시간이 허비되고 있다는 생각과 이러다가 내 커리어가 꼬이는 거 아닐까라는 불안함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에만 너무 초점을 맞춰서 생각하다보니 원하지 않는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얕은 생각으로 괴로워하지 말고, 셰프님의 인터뷰에서 처럼 내가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또한 귀하다고 생각하고 나아갈 수 있구나 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글또는 내가 나를 가지고 어떤 실험이든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소중한 연구실이었기에, 이번 10기에도 글쓰는 성장의 힘을 실험해볼 수 있는 좋은 시간
을 만들어 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