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ultto 8th End
2번째로 참여한 글또 8기에서 마지막 글을 쓰는 날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마무리 회고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전에 회고할 때는 활동을 시작하며 작성했던 다짐글을 보며 그때 목표했던 것들을 잘 이루었는지 점검하는 방식으로 했었지만, 이번에는 자유롭게 활동했던 이야기들 중심으로 회고해보려고 합니다. 글또라는 공동체에서 했던 활동들을 주로 돌아보며 작성하겠지만 2023 상반기에 있던 개인의 일상사와 생각도 자연스럽게 담기는 회고가 될 것 같습니다.
매번 시작할 때 예치금을 넣어놓고 예치금을 절대 까먹지 않으리라 했던 목표는 이뤘습니다. 사실 다짐글에서는 pass권도 안쓰고 모든 제출을 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2번의 pass도 다 쓰고, 추가적으로 한번은 제출을 하지 못해서 만원 차감이 되었었습니다. 다행히도 커피드백 환급금으로 만원 손실은 매꿀 수 있었고 결과론적으로는 예치금은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한 활동 결산표이지만 이번 글또 8기에서의 제 활동을 함축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Good Stories
Writing
역시 글또의 본질, 글쓰기 활동에 대한 점검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글을 쓰면서 1차로는 당연히 나에게 도움 되는 글을 쓰는 게 목적이었고 2차로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잘 읽힐 수 있는 글이 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사실 이 생각은 이전에 7기를 마무리하며 썼던 글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연구자로써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처음 동기가 되어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이전에 썼던 글들과 다르게, 이번 글또 활동에서부터 정말 청중들에게 발표하듯이 작성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개괄식/~이다
문체를 피하고 서술식/~합니다
문체로 작성하는 연습을 했었습니다. 글의 길이가 길어지고 핵심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좀 걸리는 글이지만 전체적인 독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문체를 바꿔서 작성한 글들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뀐 문체로 작성한 글들이 퇴고를 할 때도 더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체를 유지하면서 글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형식 뿐만 아니라 내용과 주제 측면에서도 현재 연구하고 있는 분야와 연관된 논문들과 코드들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원하는 주제들을 재밌게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8기에서 작성한 총 9개의 글들을 통해 확실히 글쓰는 능력이 한층 성장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느끼는 성장 히스토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제 글이 보이는지도 많이 궁금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볼 때 어떨까?
라는 궁금증을 이전 7기 때까지는 없었던 운영진 분들의 감사한 수고로 생긴 큐레이션이라는 파트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었습니다. 큐레이션을 통해 다른 분야들의 좋은 글들도 볼 수 있었고 객관적으로 제가 쓴 글을 본 독자들의 생각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8기 활동을 하면서 총 4개의 제 글들이 큐레이션이 되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얼떨떨하긴 합니다. 큐레이션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글이다 라는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순 없지만, 글또에 실력 좋고 대단하신 분들이 2주 마다 작성하시는 많은 좋은 글들 중에 조금이라도 눈에 띄었다는 사실에 제가 쓴 글들에 대해 좋은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 Curated 1: WASABI
- Curated 2: K-Accessibility for RL
- Curated 3: Github Starstruck 128
- Curated 4: Chord Graph
Networking
커피와 함께한 feedback&chat
글을 쓰는 습관과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 글또의 주된 매력적인 포인트지만, 글또에서 만나는 멋진 분들이 글또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기수에서는 총 3회의 커피드백에 참여를 했었고 함께하신 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배울 점들도 많았고 내 이야기도 나누면서 느끼는 점도 많아서 다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매번 모임마다 2-3시간은 기본으로 각자의 삶과 진로를 고민하는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때론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도 받고 힘도 얻었으며, 때론 머릿속에서만 뱅뱅 돌고 있던 고민들을 입 밖으로 꺼내 이야기하면서 새삼 내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구나 놀랐을 때도 있었습니다.
1, 3회차 때는 캐쥬얼하게 각자의 삶의 이야기나 세상 이야기들을 나누었지만, 커피드백이라는 이름에 맞게 2회차 때는 이때까지 글을 쓴 것들을 살펴보며 서로 좋게 생각한 점, 보완하면 좋을 것 같은 점들을 나누었었습니다. 아마 제일 오랫동안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한 4시간 정도) 감사하게도 같이 모인 모든 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하나하나 각자의 글들을 읽어보고 좋은 생산적인 의견들을 주셔서 어떻게 글의 질을 높일 수 있을 지에 대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글또 커피드백 참여가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글또에서의 또 다른 만남들
사실 오프라인 커뮤니티 모임에서 동기부여를 얻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라도 집중해서 듣다 보면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되는 것 같아 재밌고, 해당 분야에 열정이 많은 멋진 연사님들이 하시는 발표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좋은 에너지를 받아서 자주 오픈 세미나에 참석하는 편입니다. 그런 저에게 글또에서 하는 채널별 반상회는 정말 기다리던 행사였고 기대했던 만큼 너무나도 좋은 데이터 통합 반상회를 운영진 분들과 반상회 준비위 분들이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각자의 분야와 자리에서 데이터, AI 직군/연구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했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스스로의 한계점에 지쳐있던 참에 힘을 받을 수 있었고, 데이터로 보는 글또 발표에서는 재밌고 공감 되는 부분들도 많아 많이 웃으면서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커피드백과 반상회 같은 공식적인 일정 말고도 슬랙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소심이 I이지만 이번에는 저도 용기 내서 몇 번 활동을 참여하거나 호스트 역할을 했습니다. 해외 대학원/취업을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 잠시 접어두었던 꿈과 도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막막했던 코딩 테스트 준비를 위해 스터디 활동도 하고, 혼자 나름 커스텀한 키보드 자랑도 해보고, 진로 고민하는 시기(현재 진행 중..)에 해외 취업도 미쳤다 생각하고 도전해보자는 마음에 공고를 내고 사람들을 모아 보기도 했습니다. 돌아보니 뭔가 제가 이것저것 많이 활동을 했다는 게 신기합니다. 물론 모든 모임에서 제가 생각한 대로 생산적인 결과나 마무리를 하지 못했거나 부족한 점들이 있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용기가 저에겐 쉽지 않은 시도였기 때문에 이후에도 내가 유지해야 할 인생의 태도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Bad Stories
좋아하는 노래 중에 AJR의 100 Bad Days가 있는데 가끔씩 너무 힘들고 내가 너무 초라해져 보이거나 후회가 되는 일들이 있을 때, 노래 가사를 새겨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노래에서 “나쁜 이야기들이 나중에 재밌는 파티에서의 썰을 풀 소재가 된다”라는 메세지가 너무 심각해져있는 마음의 답답함과 긴장감을 풀어주는 느낌이고 “나쁜” 이야기(경험)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점이 위로가 정말 많이 됩니다. 그런 면에서 회고 파트에서 Bad Stories를 기록하는 부분도 훗날 재밌는 안줏거리 혹은 지금의 나를 만든 한 페이지의 증거로 소중하다 생각하며 적어봅니다.
꾸준함에 대한 반성
글또 다짐글을 다시보며 든 생각은.. 정말 하나도 지킨 다짐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작성했던 다짐들을 살펴보면 미래의 나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높은 꾸준함을 요구하는 목표들을 나열했었더군요. 마치 당장의 내가 180도 달라질 것을 기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지금 생각해보면 목표를 너무 크게 잡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글 제출”, “제출 기간 외에도 작성하는 꾸준한 습관 기르기”등 목표에서 나에게 바라는 꾸준함의 기준은 굉장히 높은데 이를 조금 낮추어서 하나만 지켰더라도 좋지 않았을까..라는 페이스 조절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강제로 시킨 약속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에게 한 약속에 대해 좀 더 엄격해질 필요성을 느끼며 지금은 실패한 역사로 남지만 훗날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있길 바래봅니다. 글을 쓰는 꾸준함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고치고자 했던 작은 습관들도 포기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꾸준히 변화해가는 힘을 기르고 싶네요.
현재를 살아가기
저는 사서 고생이 아닌, 걱정을 하는 타입입니다. 걱정도 많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정말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현재에 집중하지 못해서 상반기에 하고자 했던 일들을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Stop wishing, start doing
이라는 좌우명을 설정해서 행동하는 사람이 되자는 취지로 스스로 격려를 하지만, 여전히 필요 없는 생각들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오늘, 지금 이 시간에 해야 하는 것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집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반기에 다시 생활 리듬을 돌아보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목록을 만들어서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들을 적어보고 이 감정이 현재 내가 개선할 수 있는 action plan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인지 점검하는 시간도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점검을 해보겠습니다.
Closing
이렇게 또 어느새 8기 마지막 글을 적게 되는 날이 왔다는 사실에 시간이 정말 빠르다 새삼 느꼈습니다. 2023 상반기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고 짚어 보기엔 (아무도 안보는 블로그지만) 오픈 하기가 두려워서 숨겨진 일기장에 적었었는데요. (스스로는 a.k.a.찌질의 역사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힘든 일들이 있을 때마다 내 감정을 살펴보는 글을 적는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번에 정말 많이 느꼈었습니다. 2023년도 후반부를 향해가며 뭔가 한 것도 없는데 시간만 헛되이 보낸 것 같고.. 지금하고 있는 공부와 연구, 진로와 인생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지며 우울해지고 힘이 빠질 때도 있는데,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흔적들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고생 많았다고 격려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말로 글또 8기에서 쓴,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9회 정도 글들을 통해 2023 상반기를 잘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반기에도 행복하게 현재를 잘 즐기거나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회고를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