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ultto 9th Start

Domino Tower

끝과 시작

7, 8기에 이어 3번째로 글또 9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7기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계속 이어서 참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었는데, 지금까지 계속 글을 써오면서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 약간의 반강제성이 있어야 블로그에 하나라도 글을 작성하는 제 모습을 보며 나에게 글또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2023년 연말을 향해, 그리고 제 인생에서는 대학원 생활의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글또 9기를 시작하며 끝과 시작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라 설레이는 마음도 큰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다시 글또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내가 쓰고자 하는 글들,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7기 다짐글은 블로그 삽질했던 이야기와 함께 간단하게 블로그에 적고 싶은 주제들 등을 적었었고, 8기 다짐글은 글또 OT에서 소개해주셨던 Big5 유형 검사와 함께 논문의 형식을 빌려 나름 패러디 형식으로 작성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시작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생각난 어렸을 적 기억남는 에피소드를 하나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Domino Tower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초등학교 4-5학년 그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면 항상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협동 게임을 진행했었는데, 한번은 도미노 블럭들을 가지고 가장 긴 도미노 줄 세우기, 도미노로 가장 높게 쌓기 등을 반 끼리 대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미노 타워는 한 대학원생이 세운 5.275m 라고 하네요 (Source: World’s tallest domino tower)

위의 사진처럼 도미노로 가장 높게 탑 쌓기로 대결에서 다른 친구들이 각기 다른 여러 모양으로 탑을 쌓아가기 시작했고, 한 반에 약 30명 정도 있었어서 여러 모양의 탑들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각기 모여졌다 흩어졌다 하며 무너지고 쌓기를 반복하며 각자 나름대로의 열정으로 미션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몇번 시도해보고 친구들이 쌓는 모습들도 보면서 오각형으로 쌓았을 때가 가장 안정적인 것 같다 라는 걸 판단할 수 있었고, 그 때부터 조용히 혼자 하나하나 쌓아 올려갔습니다. 그때도 성격이 조용했던 터라 그냥 생각했던 대로 혼자 만들기 시작했고, 반 친구들은 옆에서 반대표 작품 하나를 크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혼자서 만들다보니 생각보다 너무 잘 쌓아 올려져서 의자를 빌려서 까지 올라가서 쌓아갔었고 결과적으로 저희 반이 제가 쌓기 시작했던 탑으로 1등을 했었습니다. 수련회 교관 선생님들도 꽤 많이 놀라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탑의 높이가 가장 높았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쓰러뜨리기 위해 중간에 한 조각 건드렸음에도 안 무너졌을 정도로 도미노 탑을 잘 만들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끔씩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스스로 물음표가 생길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이 도미노 탑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 아마 그 때의 기억이 나의 관찰과 생각으로 하나씩 쌓다보면 무언가 완성이 될 것이다라는 경험과 교훈을 떠오르게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의 도미노 한 조각

그렇다면 지금 내 도미노 한 조각은 어디에 올라가고 있는지.

나의 물음표에 쉽게 답을 하지 못하면, 최대한 단순하게 내 도미노 한 조각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고민해봅니다. 자세한 고민들과 여러 곁가지 생각들은 23년도 회고록에 남기기로 하고.. 이번에는 글또 9기 시작 다짐글인 만큼, 엔지니어를 꿈꾸는 사람으로써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한 조각 도미노 블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글또라는 모임을 통해 반강제적인 글쓰는 스케줄링을 통해서 지금까지 블로그에 어렵게 쌓아온 글들이 나름 뿌듯합니다. 백프로 모든 글들이 맘에 들지 않지만, 써왔던 글들을 가끔 다시 읽어보며 아 맞아 이걸 배울 수 있었지, 이건 이렇게 쓰면 좋았을 껄, 이건 잘 쓴 것 같다등 회고를 하고 한번 더 성장하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 도미노 2-3층 짜리는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적어도 이제 블로그 이사는 안 다니고 안정적으로 이 블로그에다 쓸 수 있을 것 같으니 탑을 쌓아 올리기 전에 기반 공사 오래했다고 생각해도 될 듯 하네요.)

그래서 앞으로 3층 이상의 블로그 도미노 탑을 쌓기 위해 글또 9기에서 다짐해보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글또 마감 지켜서 모든 회차 제출하기: 매 기수 첫 다짐이지만 놀랍게도 한번도 지키지 못했다는 전설의 다짐. 이번에도 솔직히 지킬 수 있을까 두렵지만 삼세판의 기적을 믿어보겠습니다.

• 큐레이션 선정 3번 되어보기: 저번부터 생긴 큐레이션 선정이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기도 하고 스스로 글을 더 점검하고 퇴고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서 이번에도 3번 정도는 채워보자!를 목표로 설정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저번 기수에 4번 선정 되었었지만 이번에는 왠지.. 석사 졸업하고 퀄리티 있는 글을 쓸 시간이 줄어들 것 같은 노파심에 1회 줄여서 현실성 있게 3번이면 잘 활동한 거라고 스스로 상주고 싶네요.

• 글또에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 배우기: 이전 기수에서 커피챗, 반상회 모임 등을 통해서 이미 멋진 분들을 보고 동기부여를 많이 받았었기에 이번에도 글또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인 글또 안에서 멋진 분들의 생각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들을 가지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횟수보다는 만남의 여운을 좀 더 신경 써보기로 했습니다..! Action plan으로는 만나는 분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는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 진지하게 인터뷰이처럼 기록해볼 생각입니다.(물론 이 이야기는 제 개인 소장 노트에만 적을 것 같습니다.)

이 세가지 목표가 이번 글또 9기에서 이상 없이 이루어지길..! 노력해보겠습니다.

마무리

최근에 새벽에 논문을 쓰다가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어서 메모지에 적었는데, 지금 글또 다짐글을 적다가 앞에 메모지가 보여서 옮겨 적어보았습니다.

머리와 마음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는 손이나 발을 움직이자.
머리가 안돌아가면 손을 움직이고
생각이 멈춰있으면 발을 움직이자.
마치 생각을 뻗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발을 내딛듯한 느낌을 받아야 하고,
마음을 정리해야 할 때에는 손으로 끄적이며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맞춰나갈 때 해결이 되는 것 같다.

항상 앉아서 공부하고 정숙한 환경에서 눈 앞의 책 위의 활자들을 보며 열심히 머리를 굴리는 방법만 익히다 보면, 가끔씩 몸의 움직임의 중요성을 까먹는 것 같습니다. 요근래 움직이면 오히려 머릿속과 마음속에서 복잡했던 것들이 쉽게 풀리는 걸 경험했었기에 이번에도 글을 쓰거나 공부하면서 막혀서 멍때리고 있을 미래의 나에게 움직이고 다시 생각해보자라는 메세지를 남기며 다짐글을 이만 마치겠습니다.